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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블로그시대의 글쓰기
∥글쓰기와 인터넷 글쓰기 "새로운 문학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만 확고하다면, 인터넷 글쓰기는 인터넷을 매개로 하지 않는 글쓰기를 대체하지 않는다. 글쓰기에 정답이 따로 없듯, 인터넷 글쓰기에도 메뉴얼은 없다. 정상을 향하는 등산로는 한두 개가 아니며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오르면 된다. (…) 인터넷 글읽기가 읽기가 아닌 스캐닝이라면, 인터넷 글쓰기는 습작이다. 블로그는 이 습작의 유용한 도구이며 블로그 글쓰기는 완결되지 않음으로써 완결성을 갖는 역설적인 글쓰기다. 블로그에 대한 글쓰기를 중심으로 인터넷 글쓰기, 그리고 나아가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 블로그는 현대적 의미의 인격 수양 도구가 될 수 있다. 유서애(柳西厓) 선생의 말을 살펴보며 학문에 블로그를, 공부에 블로깅을 대입해 보라. 그러면 블로그 글쓰기에 관한 하나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학문은 별달리 기이한 일이 아니요, 다만 일상 생활하는 사이의 평범한 법일 뿐이니 평탄하고 명백한 것에 마음을 두고, 강론하고 사변(思辨)함에 공부를 지극히 하여, 급히 서둘지도 말고 게을리하지도 말고 다만 평생의 사업으로 삼아 부지런히 힘쓰고 차례차례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날이 가고 달이 옴에 자연히 공부하려는 뜻이 크게 일어나 그만둘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학문의 길과 맥락을 알지 못하고 먼저 남과 달리하는 것으로 자처하여 가론과 사색을 힘쓰지 않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정신이 피로해지고 기운이 막히며, 세상 일의 침노함과 소요(騷擾)함을 또 긑내 떨쳐버리지 못한다. 그리하여 왕왕 처음에 먹었던 마음을 버리고, 허랑방탕하고 나쁜 것을 하여 일생을 그르치는 자가 많다."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남이 날 알아주고 있다'는 느낌. 이게 독약이다, 스쳐도 죽는…." - 강유원 인터넷 글쓰기는 철저하게 이기적이어야 한다. 끝까지 살아남을 내 블로그의 독자, 따라서 내 블로그의 가장 소중한 독자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선 나를 위해서 쓰고 기록한다. 나중에 다시 활용하기 쉽게 정성 들여 편집한다. 블로그가 인격 수양을 위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있는데 나는 이렇게 활용한다. (…) ∥왜 쓰는가 왜 블로그에 글을 쓰는가. 책에서 이런 구절을 보았다. "君子 以文會友 以友輔仁(군자는 글로써 벗을 모으고, 그 벗으로 자신의 부족한 인격을 메운다)" 이것이 블로그를 사용하는 목적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에서 왜 쓰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 (…) 왜 쓰는가? 왜 공공연하게 선포하려 하는가? 나는 어느 토양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나무인가. 나무를 결정하는 것은 토양이지만 그 토양을 선택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는 '감사한다'는 말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글쓰기는 곧 삶이며 그 사람의 인격이다. 가스통 바슐라르는 '잘 말함은 잘 삶의 한 요소'라고 했다. 인터넷 공간이 사이버 스페이스가 아니듯 인터넷 글쓰기는 가상의 말하기가 아니며, 곧 내 삶의 반영이다. 옛 사람들은 진실을 알리기 위해, 부족한 점을 깨닫고 인격적으로 성숙하기 위해, 진리를 깨닫기 위해 용감하고, 겸손하게 글을 썼다.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한강이 얼었는지 얼지 않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한강대교 남단 세 번째 교각 아래의 결빙 상태라고 한다. 글을 쓸 때 한강대교의 세 번째 교각을 한번 떠올려 보라. ∥무엇을 쓸 것인가 서랍을 열고 나면 무엇을 쓸 것인가. (…) 자신의 경험들을 기록으로 정확하게 남기고 그 당시 느꼈던 감흥을 충실하게 기록해 두면 글은 나날이 발전할 것이며 지식도 깊어질 것이다. 글의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 무엇이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는가. 모든 것이 글감이 된다. 무엇을 써야 하는지는 자신만이 알고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이다. (…) ∥어떻게 쓸 것인가 "하지만 글짓기 재주가 좋은 편지가 훌륭한 편지가 아니라,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은 종종 가슴 깊이 와 닿는다. 공허해 보이던 구호가 일상에서 뚜렷하게 실현되는 것을 체험하게 되면, 이 소박한 진리의 프리즘에 투과된 정직한 스펙트럼 앞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년간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을 따로 기록해 두었다. 그동안 블로그 글쓰기에 관한 관점이 조금씩 바뀌어왔다. 그 변화의 추이를 살펴보고 기록하고 돌아보니 앞으로 어떻게 써야 할지 대략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 인터넷에서의 글쓰기 방법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아래의 조언들을 음미해 보자. 딱히 글쓰기에 관해 한 말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한 말과 맥락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쓸 것인지 잠시 명상에 잠겨 보자. 최근에 읽고 배우고 알게 된 것으로 글을 쓰면 똑같은 소재라도 늘 새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부패하고 부패해서 더 이상 세균도 거들떠보지 않을 때, 그때 얻게 되는 가볍고도 가벼움이다." - 최성일,《육체, 비평의 주사위》 ∥독자와의 대화 "독자의 한 시간은 작가의 평생이다." - 한승원 블로그 이용자는 작가인 동시에 독자다.(…) 세상을 감동시키려면 당신 앞에 있는 한 사람의 인간을 감동시켜라. 독자 한 사람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이 작가의 사명이다.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을 쓰기에 앞서 그런 글을 찾아낼 수 있는 독자가 되자. 훌륭한 독자가 되지 않고서 훌륭한 작가가 될 수는 없다. 그럼 훌륭한 독자는 어떻게 텍스트를 읽는가. 주어진 - 필요한 - 텍스트에 몰입하고 진지하게 읽는다. 불필요한 텍스트에 연연하지 않는다. 훌륭하지 못한 독자는 아무리 좋은 텍스트가 풍부하게 제공되어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훌륭한 독자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다. (…) (…) 인터넷 시대의 관객들이 좋은 독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텍스트를 깊이 읽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독자가 되는 길이 좋은 작가가 되는 길일 것이다. 또 한번 말하지만 블로그 글쓰기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독자는 글쓴이다. 일정한 수준에 오르지 못하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지만, 일정한 수준에 다다르고 나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도 상관없다. "작가는 '쳇! 내 독자는 겨우 3,000명 정도겠지' 생각해서는 결코 안되며, 반대로 '만일 모든 사람이 내가 쓴 것을 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라고 생각해야 한다." * 발췌 / 이강룡,《인터넷시대의 글읽기 블로그시대의 글쓰기》 part2 블로그시대의 글쓰기, 2005 정보통신문화신서 01, KT문화재단, 2005. * 특히나 공감하는 바가 많은 '글쓰기' 부분을 발췌해 적어 보았다. 요소요소에 사용된 인용으로 형성된 맥락이 사뭇 즐겁게 읽힌다. 특별한 흐름이 없어 아무 곳이나 펼쳐 읽기 좋은, 그러니까 화장실에서 읽기 딱인 책이라는 저자의 겸손한 말에 억지로 기대어 마음대로 조각내 나열해 보았다. 전체의 맥락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죄송할 따름이다. 이 포스트에 흥미를 느끼신 분이라면 웬만하면 도서관에서 책을 구해 읽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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