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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l 연대회의에 함께 하는사람들 l 전쟁없는 세상 l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쟁 없는 세상’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단체로 지금도 수감되어 있는 많은 숫자의 병역거부자들과 직접 연락이 닿는 단체다. 이 곳에서는 비폭력, 반전, 평화 등의 개인적인 신념에 의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한 이들을 여럿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특정 종교(절대다수가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특정 종교의 문제만이 아님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은 2001년 12월 17일 불교신자 오태양 씨의 병역거부 선언이다. 오태양 씨의 병역거부 이전에도 이후에도 한국 사회의 병역거부자 중 절대다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 임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특정 종교가 아닌 평화주의적 신념에 의해 병역거부를 선언한 오태양 씨 이후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중점이 종교가 아닌 개인의 신념과 양심을 보호하는 인권의 문제임이 한국 사회에도 인지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비종교적인 신념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사람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현역 군인인 강철민 이병이 휴가를 나온 후 한국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며 병역거부를 선언한 바 있다. 이 역시 오태양 씨의 병역거부 선언 이후 불거진 비종교적 신념에 대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한 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에 대한 대안이 바로 비군사영역에 대한 대체복무 제도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절대다수는 집총과 군사영역의 복무를 거부하는 것이지 국민으로서의 의무 그 자체를 무조건 기피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비군사영역에서 대체복무를 통해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 비군사영역 대체복무 요구 주자의 골자다. 하지만 이는 국방부와 많은 국민들(특히 군필자들)의 강력한 반대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한국 정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전원에 대하여 예외 없는 구속 조치를 계속 했다. 2002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사법부의 태도에 두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하나는 현행 병역법에 대한 위헌 심판 제청이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형사1단독 박시환 부장판사가 한 병역법 위반혐의 구속기소자의 “대체복무를 통한 양심실현의 기회를 주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한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재판부는 “헌법상 규정된 병역의 의무와 기본권인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가 충돌할 경우 양자는 적절히 조화, 병존해야 한다”며 “병역거부자에 대한 예외 없는 처벌을 규정한 현행 병역법 제88조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천명했다. 다른 하나는 사법 실무 차원에서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배려다. 재판부는 1심에서 8개월 형을 받은 병역거부자에게 형량을 늘려 1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병역 면제사유인 1년 6개월 이상을 구형해 차후 또다시 병역거부로 처벌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반면에 1심에서 2년 형을 선고받은 병역거부자에게는 “종교적 교리에 따른 '양심상 결정'으로 군복무를 거부한 점 등을 감안할 때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가 역시 병역 면제를 위한 최소 형량인 1년 6개월로 감형 선고한 바 있다. 병역법은 병역기피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모두 1년 6개월의 최소 실형을 선고 받고 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거진 것이 2004년도였다. 당시 서울남부지방법원 이정렬 판사가 2004년 5월 21일 세 명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원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으로 들끓었었다. 무죄 판결을 받은 세 명은 결국 같은 해 7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판결은 30년 이상 매년 600여명의 이상의 수감자를 배출한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처벌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이었다. 2004년 8월, 헌법재판소는 “병역거부자에 대한 예외 없는 처벌을 규정한 병역법 제88조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위헌심판제청신청에 대하여 7 대 2로 합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양심의 자유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기는 하나 그 본질이 법질서에 대한 복종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국가공동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양심을 보호해 줄 것을 국가로부터 요구하는 권리”라고 정의하고 “헌법은 병역의무와 관련해 양심의 자유의 일방적인 우위를 인정하는 어떠한 규점적 규범적 표현도 하고 있지 않는 만큼 양심의 자유는 개인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할 권리나 대체복무를 요구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에 이 사건에 대해 위헌 의견을 표현 김경일, 전효숙 재판관은 “국방의 의무는 단지 병역법에 의해 군복무에 임하는 등의 집총병력 형성의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현역복무이행의 기간과 부담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이와 유사하거나 그보다 높은 정도의 의무를 부과한다면 형평성 회복이 가능하다”며 “입법자가 이런 사정을 감안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최소한의 고려라도 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헌”이라 지적했다. 2005년 12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와 국회의장에게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법원의 지난 유죄확정 판결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의 근거인 병역법 제 88조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것이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마다 세부 권고안으로서 지적된 전향적 대체복무제에 대한 도입 권고라는 점에서 일관성을 가진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사회단체들의 노력은 끊임이 없었다. 그 중 하나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줄여서 ‘민변’)은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에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수감 현황을 주도적으로 조사 보고한 단체다. UN은 ‘세계인권선언 제3조’와 ‘시민/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ICCPR) 제18조 1항은 ‘양심/사상/종교의 자유’에 근거하여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이를 국가의 의무와 연관 짓고 있다. 2006년 11월 3일 자유권규약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의 인권보고서와 사회단체의 반박보고서를 심사한 후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권고안을 채택한 최종견해에서 “병역거부자들의 현역복무 거부로 인한 처벌이 최대 3년 징역형이나 되고, 특히 예비군 훈련 소집 거부의 경우 한 번 처벌받은 뒤에도 계속 소집될 뿐만 아니라 반복 처벌받는 것에 대해 입법적으로 제한이 전혀 없으며, 정부나 공공기관의 고용에서 배제되고 유죄 선고를 받은 뒤에는 일반 전과자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점들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한국 정부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가 병역 의무에서 면제되는 것을 인정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규약 제18조에 일치하는 입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뒤이어 12월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1년 6개월 형을 선고 받고 복역한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 몇몇의 직접 진정에 대하여 UN은 한국 정부에 진정자들에 대한 보상을 권유하며 동시에 “개병주의 원칙의 근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군 복무자와 대체복무자 간의 공평하지 못한 점들을 시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회적 공공성을 균등하게 제고하고, 개인에게도 균등한 요구가 가능한 대체복무제를 마련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고 또 그것이 관행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병역거부 수감자를 양산하는 한국정부에 대한 비판적 권고라고 볼 수 있다. 저 당시에도 국방부는 ‘종교적 병역거부자’(이는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이다. 병역거부 사유로 특정 종교적 신념이 아닌 개인적/정치적인 신념을 기재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엄존함에도 여전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특정 종교의 문제일 뿐이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러던 정부가 갑자기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발표한 것이 2007년 9월 18일이다. 정부는 병역제도 개선에 따른 사회복무제도 도입과 연계하여 “종교적인 사유 등으로 입영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대체 복무를 허용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2008년까지 관련법을 재정할 것” 이라 밝혔다. 명시한 ‘종교적인 사유 등’에 평화주의에 기인한 개인적/정치적 신념을 포함할 것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기에 불완전한 면이 없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문제에 대하여 최소한의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한국 정부의 전향적인 결정은 인권의 측면에서 진일보한 태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여러 문제들이 남아 있다. 우선,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포함한 사회복무제의 시행은 2009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현 정부의 임기 내에 가시적인 입법화 과정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 제도의 시행이 어디로 방향을 틀지 불투명하다. 게다가 정부의 방침이 정해진 현재부터 제도가 시행될 2009년 사이까지 수감되어 있고 앞으로 구속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도 확실히 결정을 해야 할 문제다. 마지막으로, 대체복무 기간의 문제다. 정부는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 기간을 “현역병의 2배 수준”으로 잠정 책정하고 있는데, 이 기준이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 종교,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전향적 대안이 아니라 병역거부자에 대한 징벌적 성격이 없는지 확실히 따져 보아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유엔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77호에서도 “대체복무는 형벌적 성격이 아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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