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좋은 것이 무엇인지 구별하는 추상적 연습이며 사랑은 좋음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한 양상이다. 좋게 살기 위해서는 잘 물어야 한다. 왜 사는가? 이렇게 묻기보다 ‘어떻게 하면 좋게 살 것인가?’ 이렇게 묻는 게 참되다. 인생은 죽음이라는 필연을 향해 나아가는 생명의 여정에 불과하지만 인간은 자유 의지에 따라 시간을 초월한 좋음과 만난다. 좋음이 피안이 아닌 차안의 일이며, 진짜 판타지 또한 현실 속에 있음을 경험케 하는 사랑이란 그 자체 시간과 공간에 제약된 인생을 영원으로 끌어올리는 구원의 메시지다. 사람은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을 통해 보편적인 좋음을 가장 적나라하게 바라본다. 거기에 참됨도 있고 아름다움도 있다. 기적 같은 일이다. 좋음은 실재한다. 좋음에 관해 묻는 사랑 속에서 두루두루 존재한다.”
46.0% 의 투표율. 역대 최저. 이번에 처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내 동생. 투표했냐는 나의 질문에 덤덤하게 “아니”하고 답한다. 투표일 전에는 몇 번이고 빈 표라도 투표하라고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새 쓸쓸하고도 아련한 기억.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과반 한나라. 약진한 친박과 선진. 그나마 창조. 절반의 민노. 전멸 진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0대의 53.1%가 한나라당을 지지했다는데, 정말일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투표일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 스산한 마음. 주제 사라마구의 [[눈 뜬 자들의 도시]] 첫 장면이 생각나는 날.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