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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 Photo/Remy de la Mauviniere 파리의 자유의 여신상 아래 가면을 쓴 무리의 사람들이 서 있다. 위 사진은 국제앰네스티가 지난 2007년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를 요구하는 캠페인의 모습이다. 지난 6 월, 세계 난민의 날에 있었던 국제앰네스티의 퍼포먼스 또한 가면 쓴 채 이루어졌다. 국제적인 인권 시민단체인 국제앰네스티의 캠페인은 몇몇 중요한 사안에 대하여 이런 식으로 전 세계에서 동시에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앞으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이러한 캠페인에 참가하는 것이 불법이 될 지도 모른다. 지난 14일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에는 복면금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기사에 의하면 개정안 복면금지 조항을 위반해 “신원확인을 곤란하게 하는 복면을 착용하다가 적발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등 처벌조항을 부가”했다 한다. “다만 집창촌 여성들의 마스크 시위나 환경단체의 대기오염에 대한 방독면 착용 등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거나 공공질서를 침해할 위험이 현저히 낮은 경우에는 예외”로 하는 단사조항을 덧붙였다고는 하지만, 이는 결국 시위 시 복면 등의 착용에 대한 실질적인 원천봉쇄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MB 집권 이후 현행 집시법이나 도로교통법이 헌법으로 보장된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얼마나 주관적으로 해석되어 남용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때, 이번 개정안 또한 추가적인 통제 장치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야간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집시법에 대한 위헌심판 제청이 이루어지고, 시위 진압경찰의 익명성 때문에 과잉진압에 대한 예방 및 사후 책임 규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시기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촛불시위에서 우려할만한 수준의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는 국제앰네스티 및 국내 시민단체들의 지적을 공식적으로 전면 부정한다. 그리고 여당에서는 진압경찰이 아니라 잠재적 시위자들의 신분 식별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 중이다. 왜 가면을 쓰고 시위에 참가하는 이들이 있을까. 정부여당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모두 엄밀한 신분 식별을 통해 통제당해야 할 잠재적인 폭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집회와 시위에서 폭력을 행사할 의도가 조금도 없는 수많은 이들도 가면을 쓴다. 현 정부여당은 이 사실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잘못이 없으면 떳떳이 얼굴을 드러내라. 잘못이 없으면 도망가지 마라. 이렇게 말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유롭게 얼굴을 숨기고 도망갈 권리가 있음을 차치하더라도) 떳떳이 얼굴을 드러내고 도망가지 않았을 때 어떤 부당한 일을 당하는가를 따져볼 때, 이는 억지에 불과하다. 최소한 촛불시위에 대한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주장하는 정부 하에서는 그러하다. 집회 및 시위 시 복면착용 금지를 법제화 하려는 의도 그 자체로도 충분한 저항을 맞이할 만한 일이다. 헌법에서 보장한 자유들을 기반으로 저항할 수도 있다. 인권에 관한 국제적 기준에 근거하여 저항할 수 도 있다. 하물며, MB 정부 하에서라면 저항에 대한 시기/장소 특정성까지 확보된다. 촛불정국을 거친 MB 행정부 하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발의한 법안이기 때문에 더더욱 반대할 즉물적인 이유가 많다는 말이다. (+) 만약 이러한 개정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국제앰네스티가 또 다른 ‘가면 퍼포먼스’를 계획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 지부는 여기에 합법적으로 참가할 수 있을까? 현재 MB 정부의 경찰청에게 ‘건방진’ ‘일개’ 인권단체로 찍힌 국제앰네스티에게 이 법은 어떤 식으로 적용이 될까. 상상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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