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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국가인권위원회 동료 여러분, 인권을 지고의 가치로 신봉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제 4대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원장에서 물러나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2년 8개월 남짓 전인 2006년 10월 30일, 바로 이 자리에서 저는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제게 주어진 3년의 법정임기를 채우겠다는 결의를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앞당겨 떠나게 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문제로 분분한 요즈음, 얼마 전 임기를 다 채우지 않은 채 사임한 전 국가인권위 안경환 위원장의 이임사 전문을 읽는다. 공부랍시고 앰네스티 사람들과 인권의 근대적 구성과 가치다신교 시대의 보편가치 선언에 관한 텍스트 읽기와 생각 전개를 주도하고 있는 나도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는 명제를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말하는 그의 가치판단 짙은 글귀에는 마음이 동한다. 인권은 분명 그 자체로 한계와 역설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공공성과 피해자-약자, 경계인들을 대변하는 많은 가치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사유와 실천 양자를 가장 효과적으로 지지하는 기제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인권은 그 한계와 역설에 대한 해소와 보완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는 동시에, 그 자체의 한계와 역설을 인지하는 가운데 할 수 있는 일을 위한 노력을 병행할 의미와 가치가 충분한 담화적 도구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 저변에 깔린 많은 가치들에 동의하며, 지지를 표한다. 인권의 길에는 종착역이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 좋겠다. 그 '우리'가 지치지 않는 한, '우리'는 무엇인가 해낼 힘을 아직은 지니고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라는 말의 남발을 매우 경계하는 편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우리'라고 할 수 있을 때가 소중하고 의미있다. 진짜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한다. 공부하고, 행동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 하나를 상기한다. 참으면서, 기다리면서, 그 과정에서 지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독려할 수 있는 각자의 심지를 갖추는 것. 이맘때 특히나 필요한 것, 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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