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활동에 관한 몇 가지 답변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장은 지난 6년간 한국지부 사무국의 일을 이끌어왔다. 현재 7년차 사무국장 직책을 맡아 일하고 있다. 2010년 4월 9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대학생 네트워크 정기 모임에 참석해 올 해 정기총회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국제앰네스티 활동에 대한 질문에 대해 몇 가지 답변을 하였다. 해당 내용 중 몇 가지를 기록해 공유한다. 

내용상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범위 내에서 요약하고 문장을 재구성한 내용임을 미리 밝혀둔다.


1. 전쟁에 대한 의견

반대해야 하는 전쟁이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여태까지는 반대 의견을 내보이지 않았다. 이런 식의 선택을 하게 된 경험들이 있었다.

인권 침해를 하는 독재 정권에 대한 전쟁이 있다. 가령, 사담 후세인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그러하였다. 이러한 경우 독재자를 그대로 두었을 경우와, 그를 타파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을 경우 각각 일언날 수 있는 인권침해의 경중에 대해 미리 판단할 수 없다. 때문에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르완다의 경우, 유엔군 개입에 대해 국제앰네스티는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결국 개입하지 않았고, 그 결과 내전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 받았다.

미국의 부시 정권은 국제앰네스티가 이라크 앰네스티의 보고서를 무력 개입의 명분으로 삼았다. 이것이 전쟁의 시작이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006년도 국제대의원총회에서 이런 식에 태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강하게 있었다. 국제앰네스티도 입장을 밝히자는 식의 합의가 이루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입장을 밝혀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 6일 간의 회의 동안 계속 논의하였다. 결국 매 사안 사안에 맞춰 입장을 표명 한다는 식이, 일견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후 국제앰네스티는 수단 사태에 대해서는 유엔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식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여전히 어려운 문제인데, 작년부터 국제앰네스티가 문제 뿐 아니라 해결책까지도 내놓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의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복합적으로 알아야 한다. 전문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든다. 때문에 해당 영역의 전문가들과 적극적인 연대를 맺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기존의 독자적인 조사 원칙에서, 신뢰할 만한 파트너의 의견을 참고 하기로 나아가고 있다.

즉, 국제앰네스티는 전쟁 관련 문제에 대해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중이다.


2. 자국활동금지원칙

크게 두 가지 이유로 고수하고 있던 원칙이다.

첫째, 회원 및 사무국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1972년 한국지부가 생긴 이후 2번 사무국이 문을 닫았다. 사무국원들이 모두 잡혀갔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자국 내 정부를 직접 비판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 되었다.

둘째, 사무국 및 이사회의 성향에 따라 편향된 운동이 될 소지가 있다. 가령, 최근 태국지부가 폐쇄명령을 받았다. 운동권 출신 사무국장이 쿠데타에 국제앰네스티의 이름으로 동참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자국 내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개입할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도 자국활동금지원칙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이 크다. 때문에 법, 제도 등의 큰 틀에 대해서 지적하는 것은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개인에 대한 탄원은 여전히 안 되나, 앞으로는 큰 틀에 대한 개입은 가능하다.

2008년 6월 촛불집회에 대한 한국지부의 개입은 사무국장 발의 이사회 승인으로 조사관도 소환하고 시행했다. 이에 대해 런던 국제사무국에서 많은 지적이 있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인권 침해 현장에 바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이러한 원칙을 어겼다는 것이다. 징계를 감수하고 촛불집회 현장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했었다. 필요한 활동이라 판단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런던 사무국에서 좋은 예로 다시 평가받고 있다. 왜 국제앰네스티가 인권침해 국가에서 발전하지 못하고, 유럽에서만 발전하는가에 대한 일종의 해답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지부가 ‘인권 침해 지역의 롤 모델 지부’로 인정받고 있다. 아이린 칸 사무총장도 대의원회의에서 이런 식으로 지목할 정도다. 때문에 앞으로 조금씩 더 유연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에 대한 탄원은 아직은 여전히 힘들 것 같긴 하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3. Demand Dignity: 빈곤에 대한 문제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바지만, 두 가지가 중요하다. 하나는 partnership, 다른 하나는 empowerment다. 빈곤한 이들 스스로가 힘을 기르도록 도움을 주고, 파트너들과 직접 연대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국제앰네스티는 여전히 건방진, 잘난 체 하는 단체로 인식되곤 한다. 한국 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 하려 해도 자국내활동금지원칙 때문에 적극적으로 연대도 하지 못하고, 결국엔 국제앰네스티 혼자서만 하는 식의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 대한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사실 국제앰네스티가 스스로 돈을 모을 필요는 없다. 문제를 파악하고, 이미 빈곤 구제 문제에 대해서 일하고 있는 단체들과의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보조하며, 그들이 미처 하지 못하는 역할을 찾아 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일례로, 캄보디아 우물 파기 활동을 보자. 우물 하나에 50만원 하는 식으로 모금을 진행했고, 이에 대해 약 1700여명이 후원을 했다. 문제는 캄보디아의 한 지역에 1700개의 우물을 모두 파버렸다는 점이다. 그 때문인지 물이 말랐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국제앰네스티에서도 물에 대한 권리를 말한다. 환경 문제만이 아니다. 인권의 문제다. 국제앰네스티는 물이 부족한 상황을 파악하고, 조사하며, 문제가 있을 때 필요한 구호단체 및 재단들이 필요한 곳에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함께 일을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캄보디아 정부도 위와 같은 방식 식의 우물파기를 승인했다는 의미다. 미처 발생 가능한 문제를 자각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지점에 대해 지적하는 역할도 가능할 듯하다. 구호단체들이 미처 하지 못한 일들을, 국제앰네스티가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찾아보아야 한다. 직접 현장에 들어가는 것과는 달리 IMF나 월드뱅크에서 국가에 지원을 할 때 인권 보장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활동이 가능하다. 일정 부분 IMF가 이러한 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베트남. 새마을운동. 박정희 시대를 모델링 중이라 한다. 여기에 돈을 ODA(공적개발원조)로서 제공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인권 탄압이 있어도 한국처럼 될 수 있다는 정당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런 문제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개입할 수 있는 단체가 현실적으로 없다. 국제앰네스티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본다.

국제앰네스티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는 지금도 계속 고민 중이다.

덧글

  • 이민지 2010/04/15 21:41 # 삭제

    나 이거 좀 퍼가도 될까?
    출처는 표시할게 ~
  • 아르 2010/04/16 13:32 #

    얼마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