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2012 인권입문과정 2강: 사형제도

2012년 9월 20일 "2012 인권입문과정: 들숨날숨, 인권과 호흡하기"
2강. 생명권과 사형제도
강사: 이호중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천주교인권위 상임이사)

사형제 비판론

I. 사형집행 주장의 허구와 환상

1. 사형집행과 범죄예방효과에 대해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발견하기 어렵다.

2. 특정 흉악범에 대한 예방효과 주장도 허구다. 극악범일수록 처벌에 대한 합리적 계산을 할 가능성이 적다. 또한 스스로 잡힐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한다. 2009년 초 검거된 연쇄살인사건 범죄자가 '자신은 잡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말한 지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3. 정의의 구현이란 명목으로 사형집행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형법은 범죄에 비례하는 응보적 형벌을 전제한다. 이 명제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비례성 자체는 사회적으로 변해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탈리오법칙이 정의는 아니다. 근대화의 역사는 상대적으로 더 적은 무게의 형법으로도 충분히 정의를 구현했다는 인식을 발전시켜 왔다. 또한, 범죄 전력이 주는 불이익 역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피해자의 이름으로 정의를 구현한다는 명목 역시 왜곡이 있다. 독일에서 이루어진 실험에서 여러 범죄에 대해 필요한 형량을 판사, 검사, 시민의 세 집단에 물어보았다. 그 결과 검사>판사>시민의 순으로 높은 같은 범죄에 대해 형벌을 필요하다 답했다 한다.

4. 더 강한 형벌을 시민들의 응보적 요청에 부응하는 것이란 방식의 정당화에 대해 재고해 보아야 한다. "내 이름으로 죽이지 마라(Don't Kill in Our Names)"는 살인사건 유가족 사형제 폐지운동 단체의 주장 역시 충분히 고찰해 봐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에 '피해자 인권'을 거론하는 것은 잘못된 어휘의 사용이다.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방식의 접근은 전반적인 정책적 접근으로 추구해야할 바다.

5. 흉악범죄자는 인간이 아니기에 인권(생명권)보호의 이유가 없다? 개념상 인권의 대상은 행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생명의 경중을 구별하는 사고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경계는 인권체제에 포함되어 있다. 흉악범에 대해 이러한 기본적 방향을 포기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위험성'을 통해 사람을 분류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 위험하다. 소위 '싸이코패쓰'는 극단적인 경우다. 이미 한국에선 이주민이나 이주노동자들이 (잠재적, 상대적) '위험'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공공의 인식을 넘어 형사정책의 일환으로 이러한 방식이 확산될 때 분류 인식은 제도가 된다. 나아가 이러한 제도화는 국가가 개개인을 '분류'해 통제할 수 있다는 인식을 전제한다. 국가가 개인을 분류 및 통제할 수 있는 사회에서 개인은 국가의 분류 및 통제 따르기 위해 자신의 정보를 제공할 실질적 의무를 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의무를 거부할 경우 해당 분류 속에서 떳떳하지 못한 이로 취급받고, 바로 그 통제의 강화를 정당화하는 존재로 취급당할 수 있다.

불심검문. 그러고보니 오늘 합정역 입구에서도 불심검문을 진행 중이었다. 현재 인간의 행동을 예측할 기술과 지식이 없을 뿐 인식이나 방식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경찰국가에 이미 다다른 상태로 볼 수 있다.

...


II. 사형의 범죄억제효과에 관한 형사정책적 분석

형벌: 1)응보 2)일반예방 3)특별(개별)예방 의 세가지 효과가 (이론적으로) 있다.
사실 최근 사형집행 주장의 가장 큰 부분은 '짐승론'이다. 즉, 흉악범에 대한 특별예방 정책이다. 위험한 분자를 분류해 사회에서 제거해 버림으로써 특별예방을 이루는 방식이다.

1. 헌법재판소 결정에 나타난 사형의 범죄예방효과 논리에 대한 비판
2. 사형의 범죄억제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 사형제의 일반예방 효과는 없다!

3. 억제효과 논의의 함정을 경계하며

1) 억제효과 논의의 함정
억제효과에 있어 인정해야 하는 지점은 특별예방이다. 즉, 최소한 범죄자 당사자의 재범은 막을 수 있다. 이건 사실이다.

하지만 특별예방엔 두 개의 극단의 정책이 존재한다. 1)재사회화(교정교화) 정책과 2)무력화 정책이다. 재사회화는 범죄자의 환경을 파악해 이를 고려한 교정교화를 도모한다. 무력화 정책은 철저하게 싹을 잘라내는 통제 정책이다. 사형제는 무력화 정책의 극단이다. 이 밖에도 전자팔찌, 화학적 거세 등의 방식도 이에 포함된다. 현재 사형제를 둘러싼 논의 특별예방 구도는 이 중 무력화 정책에 치우쳐있다. 이 자체만도 편파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형법정책에서 특별예방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사형제라는 형법에 대한 정책적 논의는 형벌이론의 응보, 일반예방, 특별예방의 세 가지 차원에서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중 응보와 일반예방에 대한 지점은 사형제 집행에 불리한 사실들이 이미 많이 밝혀졌다. 이 때문일는지 사형제옹호론자들은 특별예방, 그 중에서도 무력화 정책의 효과를 부각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짐승론' 역시 이러한 지점에 주목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흉악범은 인간 이하의 존재이며 때문에 이 사람에 대한 특별예방은 강력한 무력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사형제존치 및 집행을 주장하는 방식이다. 교정교화라는 반대 극단 역시 가능항으로 제시하는 균형조차 상실하고 있다고 본다.

재사회화정책은 인간의 존엄성을 가장 존중한다는 점에서 형벌목적 중 헌법적으로 가장 우위에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 마땅하다. (또한 국제인권체제의 지향에도 부합한다.) 사형제 논쟁은 항상 이 지점에 주목하는 가운데 진행될 필요가 있다.

범죄자를 보는 관점은 더 이상 구제의 대상이나 불행한 존재가 아니다. 솎아내 제거함으로써 사회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다. 한국의 많은 이들은 현재 범죄자를 적극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사회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감정적 연대를 이루고 있다. 사형집행은 이러한 감정적 연대의 기대와 성과를 확인하는 일종의 의례로 기대되는 것 같다.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위험에 대한 통제를 갈망케 한다. 이러한 욕구가 집단적으로 표출되고 이것을 수긍해 제도적으로 차용하는 정치 집단이 존재할 때 특정 집단을 타자화하고 나아가 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위험이 통제되고 있다는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 형법정책의 측면에서는 나치 독일이 그러했다. 한국 역시 불안정한 시대를 거치고 있다. 또한 흉악범죄들이 보도되면서 사회의 위험 통제를 바라는 감정을 더욱 자극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보면 현재 15년 이상 사형 집행을 멈춘 '사실상 사형폐지국'인 한국에서도 사형집행이 일순 진행될 (위험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QnA

**Life imprisonment without parole: 절대적 종신형
무기징역은 감형이나 사면 등의 가능성이 있다. 즉 사회로 되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한다. 사형제의 대안으로 언급되는 '절대적 종신형'은 사형제 폐지를 위한 전략적 징검다리로 사용할 수는 있겠으나, 절대적 종신형 자체 역시 인권의 측면에서 심각한 침해 소지가 있다. 사형제와는 달리 생명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르나, 이 역시 인간의 개선 및 사회복기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독일은 전후 사형제를 폐지하고 절대적종신형을 도입했었다. 이후 이 역시 위헌 판결을 받아 폐지되었다.
> 사실 UN OHCHR Global Panel: "Moving Away From the Death Penalty" 에서도 이러한 질문이 제기됐었다. 즉, 절대적 종신형이 사형제보다 덜 인권침해적인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 이미 존재하는 형벌 제도를 없애는 데 찬성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불안감 때문일 수도 있다. 사형제 폐지 국가 중 사형제 폐지 여론이 더 높아 폐지한 경우는 아마 없다. 사형제 폐지 수순은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정치적 결단이었다. 노무현 정권 17대 국회 당시 사형제 폐지 법안이 발의가 되었던 적이 있다. 과반수 국회의원이 의안에 서명했었다. 그리고는 의회에서 동의를 하지 않아 결국 임기 만료로 자동 폐지되었었다. 또 다른 방법은 위현판결을 통해 폐지된 적도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최초 조약 작성시 사형제 폐지를 가입 전제조건으로 삼았다. 이 역시 일종의 정치적 결단으로 볼 수 있다.

덧글

  • 아르 2012/09/27 12:26 #

    필사가 아닙니다, 메모입니다. 강의 중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더 많습니다.